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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조의
한 그릇에 밥을 비벼 먹고, 같은 컵에 입을 대고 마셔도 괜찮은 게 부부요, 한 침상에 눕고, 한 상에 마주 앉고, 몸을 섞고, 마음도 섞는 게 부부라오. 둘이면서 하나이고, 반쪽이면 미완성인 부부요, 혼자이면 외로워 병이 되는 게 부부라오. 세상에 고독하지 않은 사람은 없답니다. 젊은이는 아련하게 고독하고, 늙은이는 서글프게 고독하답니다. 부자는 채워져서 고독하고, 가난한 이는 빈자리 때문에 고독하고, 젊은이는 가진 것을 가지고 울고, 노인은 잃은 것 때문에 운답니다. 청년일 때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에 떨고, 노년에는 죽음의 그림자를 보면서 떤답니다. 젊은이는 같이 있어 싸우다가 울고, 늙은이는 혼자 된 것이 억울해서 운답니다. 사실... 사람이 사랑의 대상을 잃었을 때보다 더 애련한 일은 없습니다. 그것이 부부일 때 더욱 그러하리라. 젊은 시절엔 사랑하기 위해 살고, 나이가 들면 살기 위해 사랑한답니다. 아내란 "청년에겐 연인이고, 중년에겐 친구이며, 노년에겐 간호사다" 란 말이 있지 않은가... 인생최대의 행복은 아마 부도 명예도 아닐 것이다. 사는 날 동안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사랑을 나누다가 "난 당신 만나 참 행복했소." 라고 말하며 둘이 함께 눈을 감을 수만 있다면..! 둘이 함께 눈을 감을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부 부
인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슴을 열어 놓고 언제나 만나고 픈 그런 인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소한 오해들로 등 돌리지 않고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인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눈으로 같은 마음으로 같이 볼 수 있는 인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작은 비밀이 되어 가슴에 묻은 채로 좋은 인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언가 기대하기 보다는 주어도 아깝지 않을 그런 인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며 서로의 영혼을 감싸 안을 줄 아는 그런 인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끔은 그대와 마주하는 듯한 맘으로 편안한 인연이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먼훗날 그것이 아주 먼 훗날 그것이 생명이었고 사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연이었으면 좋겠습니..
사람을 좋아하고 만남을 그리워하며 작은 책갈피에 끼워 놓은 예쁜 사연을 사랑하고 살아있다는 숨소리에 감사하며 커다란 머그잔에 담긴 커피 향처럼 인생이 담긴 향기로운 아침이 행복합니다. 어디서 끝이 날지 모르는 여정의 길에 마음 터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좋고 말이 통하고 생각이 같고 눈빛 하나로 마음을 읽어주는 좋은 친구가 있어 행복합니다. 녹슬어 가는 인생에 사랑받는 축복으로 고마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음악처럼 흐르는 하루가 참 행복합니다.
음악처럼 흐르는 행복
그냥 좋은 사람이 가장 좋은 사람입니다 돈이 많아서 좋다거나 노래를 잘해서 좋다거나 집안이 좋아서 좋다거나 그런 이유가 붙지 않는 그냥 좋은 사람이 가장 좋은 사람입니다. 이유가 붙어 좋아하는 사람은 그 사람 에게서 그 이유가 없어지게 되는 날, 그 이유가 어떠한 사정으로 인해 사라지게 되는날 얼마든지 그 사람을 떠날 가망성이 많은 사람입니다 좋아하는데 이유가 없는 사람이 가장 좋은 사람입니다 어디가 좋아 좋아하느냐고 물었을 때 딱히 꼬집어 말 한 마디 할 순 없어도, 싫은 느낌은 전혀 없는 사람... 느낌이 좋은 사람이 그냥 좋은 사람입니다 말 한마디 없는 침묵속에서도 어색하지 않고 한참을 떠들어도 시끄럽다 느껴지지 않는... 그저 같은 공간과 같은 시간속에 서로의 마음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사람 그냥 좋은 사람이 느낌이 좋은 사람입니다. 느낌이 좋은 사람이 가장 좋은 사람입니다 가장 좋은 사람이 바로 바로 당신입니다 당신은... 그냥 좋은 사람입니다.
당신은... 그냥 좋은 ..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안에 또 한 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천, 수만번의 애닯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짓이 숨쉬고 있음을...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먹구름처럼 흔들거리더니 대뜸, 내 손목을 잡으며 함께 겨울나무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 눈 내리는 어느 겨울 밤에, 눈 위에 무릎을 적시며 천 년에나 한 번 마주칠 인연인 것처럼 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 떨며 그 누군가가, 내게 그랬습니다..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아침이면 가장 먼저 당신이 문을 열고 들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나를 살짝 간질여 깨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는 커튼 너머 아침 햇살이 넘쳐나고 있음을 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이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별다른 얘기거리는 아니어도 당신이 하는 이야기를 눈 비비며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날마다 그런 재미로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렸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이면 가장 먼저 당신이 내 앞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내 하루의 처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종일토록 당신이 내 안에 있어 내가 당신을 호흡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이면 가장 먼저 당신의 목소리가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또 나지막하게 들려 오는 소리에 내가 습관처럼 당신을 반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는 입버릇처럼 왔느냐고 물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이면 날마다 가장 먼저 당신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이면 가장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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